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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얘기지만, 이외수의 소설 "꿈꾸는 식물" 은 당연히 그가 집필을 하였을 것이다...라고 생각되는 그의 방이 아닌, 한 창녀촌의 방바닥에 엎드려서 완성하였다고 한다.

죽으면 정말 무슨 이름을 얻어서
태어나 볼까.....
먼지가 좋겠다고 생각을해 보았다.
혼자 사는 남자의 가난한 방,
길고 지루한 겨울이 끝났을 때,

그의 외로운 책상 위에는
한 권의 시집이 놓여 있고,
그는 무슨 일로 밤마다
잠 못 들고 뒤채였을까.

방바닥에는 수많은 파지가 널려있다.

거기 보이는 한 줄의 고백.
"주여, 내가 바람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
그러나 이제는 그 번민의 밤마다 함께
잠 못 들던 바람은 가고, 눈썹 언저리에
묻어오는 잘디잔 햇빛의 미립자들.

그 속에 나는
단 하나의 보이지 않는
먼지가 되어
바람의 마음을 전해 주리라

꿈꾸는 식물 중에서 / 이외수
Posted by Bike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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