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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넓직한 우리집 마루에 새벽 4시.
혹시 내가 사육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묘한 환상을 느끼며, 절망감이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

오도가도 못하고, 두발이 땅에 박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식물인간처럼 느껴지던 그때, 다행이도 내 두손은 자유로와서 찰흙을 붙잡고 있었다.

그때 생각난 단어가 [꿈꾸는 식물]이었다.

곱게 화분속에 담겨져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때가 자주있다.
종종 꿈꾸는 식물이라고 느끼는것은, 어찌보면 현대인이 느끼는 공통분모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사람들이 몹시 그리워져왔다.
역시 인간이란 좋은 것이다.
가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서로가 가슴속에 다른 식물을 키우고 있어도,
그 식물을 진실한 마음으로 키운 자는 키운자끼리,
먼 훗날은 가슴을 맞댈 수 있어 좋은 것이다.

꿈꾸는 식물 중에서 / 이외수
Posted by Bike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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