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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꽂이 만큼 만들기 쉬운것도 없을것이다.
짜투리 찰흙 조금만 있으면 된다. 엄지손톱만큼 남았다면 뭐 화분모양으로 만들면 그만이고.

근데 좀 밋밋한 맛이 있어서, 우주적으로 가보기로 하고 선택한 것이 전파수신용 안테나와 별 메니큐어.

푸켓에서 사온 향을 장착하니 다소 우주인스러운 포스가



작은 별들이 총총히 들어있는 메니큐어가 글쎄 마누라 화장대에서 썩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것이 잘 흔들어 발라주면, 온갖 크기의 별들이 이쁘게 발라지는것이 아닌가.
이걸 자전거에 한번 발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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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코타는 일반 찰흙과 달라 질감이 아주 뛰어나다.

찰흙같은 경우는 고온으로 구워야만 하지만, 테라코타는 굽지 않고 마르기만 해도 구운 질감을 나타내는 특이한 재료라서 쉽게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다.

모자쓴달과, 생각하는 사람 모습을 보아둔게 있어 한번 만들어봤다.


그리고 달과 마주볼 수 있도록 사람을 앉혀놓으니, 딱 좋은 그림이 완성되었다.

달과 스텐드는 지점토로 만들고 사람만 테라코타로 만들었는데, 테라코타를 이용하니 따로 색을 칠하지 않아도 그 색감이 너무 포근하고 부드러워 감히 저 위에 색을 칠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생각하는 사람의 팔부분 근육이 너무 리얼하게 표현되어 화끈 놀라버렸다.
팔꿈치부분의 근육이 몇번의 수정작업을 하다보니 살아 꿈틀대는듯한 느낌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른 녀석들과 같이 사진을 찍어놓았더니,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것이 바로 동화의 나라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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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철사를 갖고 놀아보니 아주 재미가 있다.
재주가 없어서 표현의 한계가 있다보니, 그냥 손가는대로 만들어보기 일쑤다.

잘못 만들어졌다 싶으면 열심히 피면 그만이다. 물론 너무 많이 구부렸다 피면 특정부위에 스트레스가 많이 집중되 끊어지지만, 동그랗게 말린 부위들은 얼마든지 폈다 구부렸다 할 수 있어서 좋다.

다음날 아침 마누라가 보더니, 이거 내다 팔아도 되겠다느니 하면서 아주 이쁘단다.

듣고보니 나중에 할거 없으면 이런거나 만들어서 팔아도 뭐 밥은 굶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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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찰흙나부랭이로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다.
어느날 갑자기 철사로 뭔가 만들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려, 인터넷으로 화방제품을 취급하는 쇼핑몰을 찾아 색색깔의 철사를 주문했다.

새벽에 마루에 앉아 술한잔 하면서 만지작 만지작 하던것이 아주 이쁜 귀걸이 행거가 만들어졌다.

이본 프레임만으로는 별것 없는데, 온갖 귀걸이와 반지를 걸어놓으니 그 자체로 장식품이 되어 버렸다.
악세사리가 본체를 살려줬다.

주제는 교수형당한 아름다움


마누라한테 선물로 만들어줬더니 주제가 섬뜻하다고 한다.
주제가 좀 섬뜻하긴 하지만, 아름다움도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맥락에서 보면 뭐 크게 의미를 담아둘 필요는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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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흙에 생명을 불어넣었던, 메니큐어들.
집사람이 안쓰는 메니큐어를 모두 빼앗아 나의 유희에 바쳤도다.

한동안 만지작거리던 꼬마찰흙이 다 모아보니 11개가 되었다.
이쯤되서 종합선물 세트로 함 올려야 마땅할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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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울지 않는다


연기가 자욱한 돼지곱창집
삼삼오오 둘러앉은 사내들
지글지글 석쇠의 곱창처럼 달아올라
술잔을 부딪친다
앞니 빠진 김가, 고기 한 점 넣고 우물거리고
고물상 최가 안주 없이 연신 술잔을 기울인다
이 술집 저 술집 떠돌다가
청계천 하류에 떠밀려 온 술고래들
어느 포경선이 던진 작살에 맞았을까
쩍쩍 갈라진 등이 보인다
상처를 감추며 허풍을 떠는 제일부동산 강가
아무도 믿지 않는 얘기
허공으로 뻥뻥 쏘아 올린다
물가로 밀려난 고래들, 돌아갈 수 없는
푸른 바다를 끌어 와 무릎에 앉힌다
새벽이 오면 저 외로운 고래들
하나 둘, 불빛을 찾아 떠날 것이다
파도를 헤치고 무사히 섬에 닿을 수 있을지...
바다엔 안개가 자욱하다
스크류처럼 씽씽 곱창집 환풍기 돌아간다

고래는 울지 않는다」/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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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회색인간 2005. 8. 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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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적부터 우리집엔 똥개에서 도사견까지 안키워본 개가 별로 없을정도였다.
물론, 똥개가 압도적이었으며 당시에 개키우는 집에서는 한번씩 겪어보았듯이 새마을 운동의 일환인 쥐잡기운동탓에 으슥한 곳에 놓아둔 쥐약을 먹고 죽은 강아지가 대략 10마리는 되는것 같다.

한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 키우던 도사견은 어느날, 새끼 15마리를 이틀간 낳았는데 그중 3마리는 죽고 한마리만 남긴후 나머지는 모두 분양했다.
당시엔 내가 어렸지만, 그 생이별을 직면한 어미개의 눈에 눈물이 줄줄 흘러 눈꼽이 덕지덕지끼고 있는걸 보며 눈물을 닦아주곤 했다.
동물이라 하여 어찌 생이별이 슬프지 않겠는가.
오히려 이별에 직면할땐 사람보다 동물들의 직감이 더 정확하고 빠르다.

그 집채만한 개가 꺼이~꺼이~하며 통곡하는 소리로 우리집 마당 대문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때 나는 계단에 앉아 무얼 하고 있었던가.
강아지들을 떠나보낼때마나 나는 마당 계단에 앉아 울었다. 그렇게 개들과 나는 어린시절 참 좋은 친구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어미개가 어디서 물어왔는지 지하실구석에 쥐잡이용으로 놓아둔 우유팩의 밥찌꺼기(쥐약넣은)를 물고와 새끼까지 먹이고는 급기야 일가족이 몰살한 일이 있었다.
개들이야 사람이 어디다 독약을 놓았는지 알길이 없었겠지.
아니, 독약을 놓았으리라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사람으로 치자면 동반자살이다. 자살을 가장한 타살. 인간에 의한 타살이다.
먹어서 죽을 음식이야 쥐약밖에 없던 세상이지만, 그런것이 있다는것을 알리가 만무한 짐승들이야말로 잘살아보세~~라는 발전적 구호아래 방치된 그 시대의 소모품이었다.

강아지들은 참으로 사랑스런 존재.
인간을 그리도 따르는 동물이 어디있는가.
사람들이 아무리 때리고 괴롭히고, 고통을 줘도 손가락만 쩔래쩔래 흔들면 다시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것이 강아지의 속성이다.

몇년전 겨울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하여 자주가던 강릉~주문진 사이의 허름한 바닷가 민박집에서 5일동안 잠수타며 쉬었던 적이 있었다.
그집에는 한쪽 눈알이 시꺼멓게 파헤쳐져 함몰된 강아지가 있었다.
이놈이 사람을 얼마나 경계하는지 5일내내 이놈과 친구가 되보려고 무수히 노력했건만, 인간에 대한 증오는 쉽게 걷을 수 없었다.
그 눈을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조금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자세히 관찰해보니 불쏘시개같은걸로 쑤신형상이다.
눈 주위의 살부위는 화상자국이 선명하고, 눈알은 들었는지 알 수 없도록 시껴먼 구멍만 있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잔잔했던 5일중에 인간에 대한 증오가 걷잡을 수 없이 일었던 시간이었다.
사람이 아니고서야 무엇이 그런짓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 그건 사람이 아니었겠지.

무늬만 인간형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누가 사람인지 누가 괴물인지 알수가 없다.


시골생활에서 개는 그저 잔반처리용 가축일뿐이다. 물론, 그런 시골사람들의 생각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좀 더 여유를 갖고 애정어린 눈으로 가축을 떠나 이미 인간의 친구가 되어 있는 우리주위의 개들을 보아주었으면.....

요즘 수많은 유기견들을 보며, 생명에 대해, 그리고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주위의 무수한 생명에 대해, 우리 젊은날 많은 시간과 불면의 밤을 투자해서라도 그 존귀함에 대해 우리는 반드시 내면의 소리를 일깨워야 한다.

나 자신이 그 존귀함에 대해 무관심해졌다 싶을때면,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노력을 해보아야 한다.

고양이가 담을 넘고, 쓰레기통을 뒤질때.
길가던 강아지가 사람들에게 발길질을 당할때.
무심코 밟혀버린 수많은 생명들.

우리는 그때 그들의 눈으로 들어가보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처럼 쓰레기맛을 느껴야 하고, 발길질의 고통을 참아야 하며, 그렇게도 나를 괴롭힌 주인에 대한 배신감은 한순간 잊어버리고, 한없이 따르는 바보짓을 감수해 보아야 한다.
차가 쌩쌩다니는 도로를 목숨걸고 횡단해야 하는 그들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달리는 차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되면, 서서히 깨우칠 수 있다.
무조건적인 연민이 아닌 생명을 이해하고 지키는일. 그건 감정만으로는 혹은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것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별반 다를것이 있겠나.

사람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판에 동물을 이해하는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 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역시 자신의 이해심 부족을 탓해야하는 반문을 남긴다.

내가 보고싶은것만 보며, 내가 느끼고 싶은것만 느끼는것.
내가 꼭 사랑하지 않으면 안달이 나서 버티지 못할것들만 사랑하는 우리네 인생은 그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발버둥일뿐, 무엇하나라도 더 큰 휴머니즘이 있기나 하겠는가.
우리는 그런 이기심과 사랑을 수시로 혼동하며, 세상에 휴머니즘을 외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외치며 눈을 감고 달려가고 있지만, 자신이 헌신적으로 달렸던 그 아가페가 독극물이 든 먹이를 자식에게 갖다주는 어미개의 마음이 그랬듯이 서로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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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넓직한 우리집 마루에 새벽 4시.
혹시 내가 사육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묘한 환상을 느끼며, 절망감이 깊이 사로잡혀 있었다.

오도가도 못하고, 두발이 땅에 박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식물인간처럼 느껴지던 그때, 다행이도 내 두손은 자유로와서 찰흙을 붙잡고 있었다.

그때 생각난 단어가 [꿈꾸는 식물]이었다.

곱게 화분속에 담겨져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때가 자주있다.
종종 꿈꾸는 식물이라고 느끼는것은, 어찌보면 현대인이 느끼는 공통분모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사람들이 몹시 그리워져왔다.
역시 인간이란 좋은 것이다.
가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서로가 가슴속에 다른 식물을 키우고 있어도,
그 식물을 진실한 마음으로 키운 자는 키운자끼리,
먼 훗날은 가슴을 맞댈 수 있어 좋은 것이다.

꿈꾸는 식물 중에서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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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얘기지만, 이외수의 소설 "꿈꾸는 식물" 은 당연히 그가 집필을 하였을 것이다...라고 생각되는 그의 방이 아닌, 한 창녀촌의 방바닥에 엎드려서 완성하였다고 한다.

죽으면 정말 무슨 이름을 얻어서
태어나 볼까.....
먼지가 좋겠다고 생각을해 보았다.
혼자 사는 남자의 가난한 방,
길고 지루한 겨울이 끝났을 때,

그의 외로운 책상 위에는
한 권의 시집이 놓여 있고,
그는 무슨 일로 밤마다
잠 못 들고 뒤채였을까.

방바닥에는 수많은 파지가 널려있다.

거기 보이는 한 줄의 고백.
"주여, 내가 바람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
그러나 이제는 그 번민의 밤마다 함께
잠 못 들던 바람은 가고, 눈썹 언저리에
묻어오는 잘디잔 햇빛의 미립자들.

그 속에 나는
단 하나의 보이지 않는
먼지가 되어
바람의 마음을 전해 주리라

꿈꾸는 식물 중에서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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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으는 돼지 / 날으는 코뿔소

코뿔소와 돼지는 조카한테 선물로 줄까? 하고 그냥 장난감처럼 만들어볼려고 만들다보니, 이거 왠지 밋밋하다.

한달이 지난후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늘 그렇듯이 내 날개의 주제는 흩뿌리는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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