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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지인의 초대로 전라도 변산의 바닷가를 찾았다.
벤뎅이가 톤단위로 잡히는 풍성한 바닷가.

해변을 돌아다니다보니 객지손님들이 먹고 버린 온갖종류의 조개며 소라, 굴껍질등이 널려있었다.

잘 찾아보니 상태좋은 놈들도 많았다. 얼른 가까운 가계근처로 가서 쓰레기통에 있는 비닐봉투 몇개를 가져다가 주워담기 시작했다.

버려진 껍데기들을 하나둘 줍다보니, 남의 집을 자기집인양 뺏어가는것이 영 못마땅한지 나를 한번 째려보고는 황급히 도망가는 커다란 집게도 있었고, 그나마 한숨 돌리며 큰 소라껍질에서 숨어있던 새끼 망둑도 까무라치며 도망가고 있었다.
이렇게 대합, 소라, 굴, 피뿔고둥....하나씩 줍기 시작했더니 양이 꽤 된다.

집에 오자마자, 어항에 넣으려고 사둫었던 자갈모레를 깔고 하나둘 집어넣었더니 아주 훌륭한 장식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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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철사를 갖고 놀아보니 아주 재미가 있다.
재주가 없어서 표현의 한계가 있다보니, 그냥 손가는대로 만들어보기 일쑤다.

잘못 만들어졌다 싶으면 열심히 피면 그만이다. 물론 너무 많이 구부렸다 피면 특정부위에 스트레스가 많이 집중되 끊어지지만, 동그랗게 말린 부위들은 얼마든지 폈다 구부렸다 할 수 있어서 좋다.

다음날 아침 마누라가 보더니, 이거 내다 팔아도 되겠다느니 하면서 아주 이쁘단다.

듣고보니 나중에 할거 없으면 이런거나 만들어서 팔아도 뭐 밥은 굶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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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찰흙나부랭이로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다.
어느날 갑자기 철사로 뭔가 만들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려, 인터넷으로 화방제품을 취급하는 쇼핑몰을 찾아 색색깔의 철사를 주문했다.

새벽에 마루에 앉아 술한잔 하면서 만지작 만지작 하던것이 아주 이쁜 귀걸이 행거가 만들어졌다.

이본 프레임만으로는 별것 없는데, 온갖 귀걸이와 반지를 걸어놓으니 그 자체로 장식품이 되어 버렸다.
악세사리가 본체를 살려줬다.

주제는 교수형당한 아름다움


마누라한테 선물로 만들어줬더니 주제가 섬뜻하다고 한다.
주제가 좀 섬뜻하긴 하지만, 아름다움도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맥락에서 보면 뭐 크게 의미를 담아둘 필요는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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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와 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둘의 취미가 왜 결합되었을까.
한눈에 봐도 어울리지 않는 저 조합.
실로 대인기피증의 결실이 아닌가 싶다.
이놈의 대인기피증은 날로 심해져서, 이제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는것조차 구찮다 못해 두려움까지 생기게 된것 같다.

어쩄거나 여의도에 있는 음악학원에 개인레슨도 신청해놓았고, 겨울내내 열심히 첼로에 녹아들어봐야겠다.
어떤 악기든 처음 시작하면 꽤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일단 소리가 나게되면 스케일연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군악대시절, 알토섹소폰 파트로 들어갔으나 트럼펫파트가 부족한 탓에 리드악기와 전혀 상극인 트럼펫 파트로 강제 징집되어 피스악기를 6개월정도 불게되었다.

누가 그랬던가. "트럼펫은 인간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 라고...
그 말은 틀림이 없어서, 트럼펫은 혼자 연습으로는 때려죽여도 터득할수 없다.
정답은? - 맞으면 된다 - 실제로 맞으니까 되더라는게 나의 경험이다.
익숙해질만 하니, 다시 섹소폰 파트로 돌아왔고 피스악기에 길들여진 입술을 리드악기에 맞추느라 고생한 기억이 난다.

이번에 구입한 첼로는 정현첼로 200번인데, 입문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제품이다.
현악기는 처음 만져보는 것이라 두려움이 앞서지만, 사무실에서 며칠간 혼자 연습해보니, 이거 꽤 할만하다.

스프러스(가문비나무)와 메이폴(단풍나무)로 구성된 기본세트에 현만 "야가"현으로 바꾸었다.

국산현이 2,000원인데 수입현은 20,000원 터무니없이 비싼가격이지만, 그래도 음색이 다르다는 말에, 악기라는것이 처음에 버릇이 잘 들어야 하고 길이 잘 들어야하기 때문에 생각에 과감히 투자했다.


첼로나 비올라 바이올린을 보면 모두 한결같이 장식머리 부분이 비슷한 현태를 취하고 있는데, 전자악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마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인것 같은데, 뭔가 음색에 영향을 주는지는 차차 알아볼 문제다.

이제 남은것은 길고 지리한 "도레미~~"와의 사투!

올 겨울이 지나고 나면, 간단한 곡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을까?
첼로도 처음에는 결코 혼자 연습할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정도 배우고 나면 그때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동안, 피아노,플룻, 베이스기타, 알토&소프라노섹소폰, 트럼펫등 이런저런 악기들 찝쩍거렸지만 다 오래가지 못했다.
목표한곡 하나만 대충 되고나면 온갖 핑계로 손을 놓기 일쑤였다.

때는 2005년크리스마스, 결혼2주년이 2일남은 시점에서 " 마누라! 이번에는 나한테 선물한번 하지?"
농담으로 한 소리에 아무리 말려도 극구 달려와서 결재를 해버리는 울 마누라. 마음이 고맙다.

많은 고민끝에 구입한 첼로.
내 평생의 취미로 나와함께 늙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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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썩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이긴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때에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바를 모르리




2005년 3월 청태산에 폭설이 내렸다.
조용한 자연휴양림은 더이상 차도 들어오지 못해 속세의 잡음이 일체 들릴리 없었고, 현실감을 상실한채 그대로 머물고만 싶었다.

단, 하루만이라도 더 갇히고 싶은 마음에 농민들과 도시의 바쁜 사람들이야 어쩌건 말건 끝도 없이 폭설이 내리기만을 바랬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눈은 그쳐있었고 아쉬운 마음에 조용한 산중에서 들었던 한계령을 위한 연가

설피마을에 눈이 별로 오지 않아 올해는 눈구경을 제대로 못했는데, 눈꽃이 제대로 피었다.


그대로 저 산속에 갇혔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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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2005년 겨울.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속에 뜬금없이 베란다에 놓아둔 개발 선인장이 일제히 개화를 시작했다.

개화를 위해선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낮동안 해가 잘들긴 하지만 추운 겨울에 쌩뚱맞게 꽃을 피우는 개발선인장 네 이놈!

새끼낳는 가축을 위해, 안방에서 쓰던 담요를 깔아놓는 정성까진 아니어도, 따뜻한 마루 한켠을 양보했다.


꽃도 몇개 피고마는것이 아니고 한번에 몇백개가 일제히 꽃몽우리를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모든 선인장 끝과 마디에 꽃몽우리가 그득하다.


평소에 꼭 미친년 머리마냥 헝끌어지고 볼품없던 선인장이었는데...그래서 이름도 칙칙한 [ 개발 선인장 ] 인가보다 했는데, 이렇게 이쁜 꽃을 피워내다니 놀라울 뿐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이런 작은 선인장 하나도 겉만보고선 알수없다.
겉보기에 천연덕스러운 촌스러움으로 보인다해도, 하나의 결실을 이뤄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인고의 고통을 참고 살아가고 있는가.

대나무는 수명에 따라 60년에서 150년에 1번 꽃을 피우고 죽는다고 한다.

설명조차 구차하다! 꽃을 감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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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loc 두부

생활의백업 2005. 12. 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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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집에서 두부한모 사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두부 반모를 냉장고에 넣어놓았다.

이틀후 꺼내보니 수입두부로 변신해 있었다.

제조사는 그 이름도 유명한 Ziploc

우찌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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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양시에 있는 종마목장에 다녀왔다.
도심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곳에 목장이 있다길래 아마 조그만 목장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바람이나 쐬자는 기분이었다.

막상 도착해보니, 이런곳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꽤 규모있는곳으로 경주마 육성과 종마 사육 및 번식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곳으로 꽤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곳이었다.

1997년부터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었다고 하는데, 입장료가 없다는점이 이색적이다. 하긴 국가에서 운영하는곳이 유료가 많다는것이 더 이상하긴 하다.

대관령같은 큰 규모를 생각하면 오산. 대관령의 축소판으로 초원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딱 그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
추운 겨울에 가서 방목해놓은 말도 별로 없고, 풀도 제대로 자라지 않아 사진은 덜렁 말사진 한장만 찍을 수 있었다.


이놈 아주 잘생겼다.

1마리에 5억이 넘는 말도 있다고 하니, 함부러 이상한걸 먹이로 줘서 패가망신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종마목장의 방문은 추운 겨울과 말똥냄새나는 여름을 피해, 봄,가을이 제격일것 같다.
돌아오는길에 포장마차에서 이동식 에스프레소를 판매하는데, 이 집 커피가 왠만한 전문점을 빰친다. 차량이 적어 운치도 있고.

약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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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의 휘발유가격비교표를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긴 어차피 세금차이일텐데, 이해한다고 뾰족한 답은 없을것이다.

우선 환율을 계산이 편하게 1$ 에 1,000원으로 가정하고 계산한 값이다.

1위 영국 : 리터당 1508원
2위 일본 : 리터당 1320원
3위 인도 : 리터당 803원
4위 캐나다 : 리터당 723원
5위 남아프리카 : 리터당 700원
6위 멕시코 : 리터당 546원
7위 태국 : 리터당 512원
8위 중국 : 리터당 441원
9위 나이지리아 : 리터당 383
10위 베네수엘라 : 리터당 36원

10 여개국의 가격비교표를 보면 놀랄수밖에 없다.
베네수엘라의 휘발유값이 리터당 36원! 꿈의 가격이다.

실제로 일본에 방문했을때도 기름값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싼경우가 많았다. 대신 일본은 고속도로를 좀 탔다 싶으면 몇만원씩 통행료를 징수하니 이해할만하다.

그럼 우리나라는? 참으로 어정쩡한 위치에 서있는 인도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도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부를 포기하고 종교를 선택한 나라이니만큼 어차피 차를 탈만한 재력가들에게만 많은 세금을 걷는것으로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기름값을 일종의 간편세라고 하던가? 가장 쉽게 세금을 걷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지만 어쩌겠는가.
기름값을 내리면 교통지옥으로 변할테니, 그러려니 하는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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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은 베네치아 호텔과 더불어 최고급 호텔로 유명하다.

벨라지오호텔 건축에 들어간 비용은 총 1조원 이상이 소요된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의 첫 주인은 올드타운에 있는 너겟집 사장인데, 백내장증상으로 인해 시력상실판정을 받은후 자신의 시력이 남아있는 동안 가장 아름다운 호텔을 보고 싶다는 그의 소원으로 지어진것으로 알려진다.

최고급 천장 밑 바닥재등 최고급이니만큼 가격도 비싸고, 그렇다보니 역시 일본인들이 주 단골 고객이다.
실내 화원은 가보지 못했고, 밖에서 분수쇼만 2시간째 보았지만 지루함은 전혀 없었다.
15분마다 새로운 음악에 맞춰서 진행되는 분수쇼는 여행에 지친 여행자의 발목을 붙잡아두기에 충분했다.

벨라지오 호텔앞에서 디카로 찍은 3개의 동영상만으로도 충분히 그떄의 감흥이 되살아나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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